[소프트웨어 장인] 8장 길고 긴 여정
브라질 어느 십대 소년의 이야기
브라질 시골, 평범한 집안의 십대 소년은 런던에서 사는 것이 꿈이었다.
이런 저런 제한적인 환경과 열정을 가진 것들을 고려할 때 영국으로 갈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였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몇 년을 일한 후 드디어 매우 비싼 이탈리아 시민권 신청 절차를 밟을 수 있었다.
2000년, 이탈리아 시민권 획득 절차가 진행 중일 때 영국으로 여행을 갔다. 여행을 떠나기전 SNS를 통해 개발자들과 접촉했었고, 30일 남짓 여행을 다니며 그 개발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브라질에서는 몇 년 간 델파이 개발을 했지만, 영국에서는 델파이가 거의 존재감조차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영국에서 들뜬 시간을 보내고 브라질로 돌아오니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보이기 시작했다. 당시 직장을 그만두고 Java를 배울 수 있는 다른 직장을 찾았고, 개인 영어 교사를 고용하여 저녁 시간에 영어 공부를 했다.
나의 커리어가 내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내가 살고 싶어하는 곳이 어디인지를 떠나서 나만의 기준과 포부에 따라 성공적인 커리어를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편안하고 익숙한 상태에서 벗어나 나를 발전시키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찾아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단과 집중
소프트웨어 장인으로서 스스로의 커리어를 가치있게 여기고 아끼고 보살펴야 한다. 커리어가 개인의 삶 전체에 이어지는 긴 여정이며 각자의 선택에 따라 마스터가 될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어디로 가기를 원하는지 커리어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거은 장기적인 목표이고 중간에 많은 것이 바뀔 수 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다면
사실 우리의 커리어 방향을 정의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딱 한번 결정하고 나면 그 이후로는 아무 생각없이 내달리기만 하면 되는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그 결정을 재평가하고 다시 목표를 세워야 한다.
어디로 가고 싶은지 커리어의 방향을 확신할 수 없을 때는 모든 문들을 열어보기 시작해야 한다. 다른 세상으로부터 고립되어 집안이나 사무실에만 웅크려 있기만 하는데 제발로 찾아와 노크를 하고 기회를 가져다 줄 사람은 없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하는지, 특히 얼마나 재능이 있는지 모른다면 그 사람이 나에게 기회를 제안할 턱이 없다. 밖으로 나가서 교류를 해야 한다.
다음은 기회를 만들어 내기 위해 할 수 있는 몇 가지 활동들이다.
- 익숙하고 편한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공부하고 기술적 지식을 확장한다. 예를 들어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나 기술들을 배운다.
- 지역 커뮤니티에 정기적으로 출석하거나 행사에 참여한다.
- 다른 개발자, 비즈니스맨들과 교류한다.
- 새롭게 배운 것, 지금 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블로깅한다.
-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 프로젝트를 만들고 공개한다.
- 컨퍼런스에 참석한다.
- 컨퍼런스에서 연사로 나선다.
투자로서의 일터
훌륭한 커리어가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어떠한 것인지는 개인에 따라 크게 다르다. 각자 다른 꿈과 열망이 있고 완전히 다른 상황에 있지만 커리어에 대한 열망을 실현하려 노력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매우 비슷하다. 거쳐가는 모든 직장, 프로젝트들 하나 하나를 투자로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직장은 단순히 돈을 버는 곳이 아니라 큰 목표를 향해 다가가는 단계 중 하나다. 투자가 계속되는 동안 정기적으로 투자의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
당부의 말
일에서 투자 이익을 얻는다는 개념을 이기적이고 프로페셔널하지 않은 이력서 채우기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업무에 대한 기여는 생각하지 않고 개인적인 이유로 이력서에 채워 넣을 기술과 방법론들을 쫓아 다니는 것은 비윤리적이다.
지식은 일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흔한 투자 이익이다. 개발자들은 그들이 배우고 싶은 것을 따라서 일을 선택한다. 그 일을 떠날 때는 생각하는 커리어 방향과 맞지 않아서일 때도 있지만 배울 것이 더는 없기 때문에도 그렇게 한다.
커리어에서 옳고 그른 것은 없다. 지식은 영원하고 돈과 안정은 영원할 수 없다는 것만은 마음에 새기고 있어야 한다. 어떤 이유에서든 직장을 떠날 때 남는 것은 오로지 지식과 경험뿐이다. 항상 배우고 더 나은 소프트웨어 장인이 되는 것에 집중한다면, 단순히 돈만 쫓을 때보다 좋은 직장을 얻기가 오히려 더 수월하다.
자율성, 통달, 목적의식
돈은 충족되어야 할 기본 조건이고, 지식 노동자를 움직이는 것은 자율성, 통달, 목적의식 이렇게 세 가지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 자율성: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언제할지 통제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한다. 제대로 된 애자일 개발 환경이라면 이러한 것들이 보장되어야 한다.
- 통달: 더 나은 프로페셔널,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계속 배우고 진화하는 것을 뜻한다.
- 목적의식: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중요하고 무언가를 더 나아지게 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을 뜻한다. 아무런 이해없이 시키는 대로 일하는 것의 반대 개념이다.
돈은 기본적으로 충족되어야 하는 조건이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기본적인 생활 요건이 만족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일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회사를 좋아하더라도 결국은 정당하게 대우받고 있는지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나에게 자율성가 통달은 협상 불가능한 마지노선이다. 둘 중 하나라도 확보할 수 없다면 나는 일을 맡이 않을 것이다.
목적의식은 프로젝트가 끝나거나 중간 마일스톤을 지날 때 뭔가 더 나아졌다는 것을 알았을 때 느끼는 일종의 성취감이다.
그런데 이기능을 왜 개발하는지 이 기술을 왜 사용하는지 질문도 할 수 없고, 실제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전혀 모른 채 그냥 시키는 대로만 일해야 한다고 하자.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무의미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 느낌을 받으면서 오랫동안 힘든 일을 견뎌내기는 어렵다.
회사 안에서의 커리어
자신의 승진에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과 다툼을 피하기 위해 정직한 의견을 말하지 않고 회사에 해가 되더라도 승진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기꺼이 한다. 회사 안에서 잘못된 일에 집중하고 있는 동안 업계는 계속해서 진화한다. 어느 날 문득 높은 직위에 있다하더라도 다른 회사에서는 좋은 조건으로 갈 수 없는 퇴물이 되어 다니는 회사에만 목을 매는 붙박이 신세가 된다.
이러한 행동을 하게 되는 조직이라면 관리자 층이 관료주의와 무능함으로 가득한 상태일 것이다. 이러한 조직의 관리자들은 그들보다 더 역량 있는 부하직원들이 수행하는 정교한 업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이러한 현상을 ‘피터의 원리’라고 한다.
소프트웨어 장인은 자신의 커리어 방향과 일치하는 경우에만 회사 안의 커리어를 수용한다. 소프트웨어 장인은 그들의 커리어가 긴 여정이며, 어떤 종착지에 도달하는 것보다 그 여정 자체가 훨씬 더 중요함을 알고 있다.
요약
일은 단지 돈을 벌기 위해 참아야 할 고통이 아니다. 일을 선택할 때는 자율성, 통달, 목적의식을 쫓아야 한다. 역량이 더 높아질수록, 스스로에게 기쁨을 주는 일을 찾기가 쉬워진다. 좋은 일감을 얻을 수 있는 위치에 도달하려면 커리어의 개발 과정 중에 많은 집중과 결단력이 필요하다.
특정 회사 안에서의 커리어보다 개인으로서 우리 자신의 커리어가 항상 우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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